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헌법재판관에 유남석(60·사법연수원 13기·사진) 광주고등법원장을 지명했다. 이로써 헌법재판소는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지난 1월 31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재판관 9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유 후보자는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헌법연구관, 수석부장연구관으로 헌재에서 4년간 파견 근무를 해 헌법 재판에 정통하고, 대법원 산하 헌법연구회장을 역임하면서 헌법이론 연구에도 노력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실력과 인품에 두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 대한변호사협회의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자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2002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거치는 등 법원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회원이다.
헌재가 9인 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재판관 중 선임하게 돼 있는 신임 헌재소장도 조만간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게 되면 머지않아 헌재소장을 지명할 계획”이라며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재추천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판관 9명 모두가 헌재소장 후보다.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유 후보자가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 출신인 만큼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의당의 협조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의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장 장기 공석에 대한 헌재와 국회의 우려를 외면한 대통령의 아집”이라고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헌재소장 대신 재판관을 지명한 데 대해 “국회의 동의 절차를 피하려는 꼼수”라고 했고,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편중 인사 우려가 제기된다”고 각각 비판했다.
강준구 이종선 기자 eyes@kmib.co.kr
공석 헌법재판관에 유남석… 野3당 “아집·꼼수” 싸늘한 반응
입력 2017-10-18 18:49 수정 2017-10-18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