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의 자택 공사 비리를 수사 중인 경찰이 18일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진그룹 조양호(68) 회장에 이어 이건희(75)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회장 일가 자택을 관리하는 한남동 관리사무소 설치 및 자택 리모델링·하자보수 공사비용 수십억원을 공금으로 대신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 회장 일가 주택공사비 지급내역과 하자보수 공사 매뉴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5월 자택공사를 맡았던 A인테리어 업체의 세무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해 혐의 입증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조 회장의 자택 공사 비리와 관련,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반려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혐의 그물망을 보다 촘촘히 짜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총 공사비 70억원 중 30억원을 그룹 계열사 호텔 공사비에서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과 범행 간 연결고리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 상대 수사일수록 단단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언 지호일 기자 eon@kmib.co.kr
이건희 자택공사 비리 의혹 본격 수사
입력 2017-10-18 19:36 수정 2017-10-18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