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개막이 다가왔는데도 5년 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후춘화(사진)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 가운데 후춘화가 약간 앞섰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일부 외신은 천민얼 후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17일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발표한 19차 당대회 주석단 상무위원회(42명)에 후춘화가 포함된 반면 천민얼은 빠져 있어 천민얼이 후계 구도에서 밀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9차 당대회는 주석단 상무위 명단에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외에 후춘화,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 한정 상하이시 서기, 왕양 부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그동안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인물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46명의 ‘특별대표’ 명단에 포함돼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근 유력한 차세대 주자로 부각됐던 천민얼은 주석단 상무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대신 주석단(243명)에만 포함됐다. 다만 이는 천민얼이 아직 정치국원이 아니어서 상무위원에서 빠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신들은 당대회 개막 전날까지도 전혀 다른 후계 구도 전망을 내놓았다. 후춘화가 주석단 상무위에는 명단을 올렸지만 최종 7명을 뽑는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발탁되지 못할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 보쉰이 전했다. 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당대회 이후 철저하게 몰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청단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권력 기반이었다.
보쉰은 또 후춘화는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가 낙마하는 걸 보고 스스로 정치국 상무위원과 차기 주자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후진타오도 시 주석의 눈 밖에 났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국 고위층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궈원구이는 입수한 정치국 상무위원 리스트를 최근 트위터에 올렸다. 이 명단에서 후춘화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라 차기 후계자로 부각돼 있다. 시 주석도 2010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돼 차기 지도자로 낙점됐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원하는 당 주석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후춘화가 후계자로 지목되는 식의 계파 간 빅딜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천민얼이 상무위원과 국가 부주석을 겸하면서 시 주석의 후계자 지위를 굳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진타오도 부주석과 상무위원을 5년간 지낸 뒤 국가주석이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천민얼이 차기 후계자로 가장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시 주석이 임기를 시작할 때 두 자릿수 경제성장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그런데 구이저우성 당서기였던 천민얼은 재임 중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 주석의 걱정을 덜었다”고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中 19차 당대회] ‘널뛰기’ 후계자 자리 후춘화가 우세?
입력 2017-10-18 05:00 수정 2017-10-18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