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의 응원과 칭찬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NC 다이노스가 장단 17안타를 때려낸 불방망이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5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NC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대 5로 대승을 거뒀다. NC는 귀중한 승리를 따내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8.8%(양대리그 포함 33회 중 26번)다.
NC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을 만났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두산에 모두 시리즈를 내준 터라 부담이 컸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부터 반가운 손님을 맞아서였을까. NC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흥겨웠다.
지난해까지 3년간 외국인 타자로 활약하다 미국으로 떠난 테임즈는 이날 NC를 응원하러 깜짝 방문했다. 테임즈는 “미국에서도 항상 NC가 그리웠고, 한국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 오늘은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2의 테임즈’로 불리는 스크럭스에 대해 “한국에서 너무 잘하고 있어서 기쁘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상대팀으로 만났는데 정말 좋은 선수였다”고 칭찬했다.
사실 스크럭스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190(21타수 4안타)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4번 타자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나는 법.
NC는 경기 초반 선발 장현식이 3⅔이닝 6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뒤 강판돼 위기를 맞았다. 2-4로 끌려가던 5회초 스크럭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스크럭스는 1사 주자 만루 기회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3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역전 만루포로 연결했다. 6-4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은 NC는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더 힘을 냈다. 8회초에는 대거 7점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스크럭스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김준완의 호수비도 돋보였다. 김준완은 마운드가 대거 3점을 내줘 2-4로 재역전 당한 4회말 2사 1, 3루의 위기에서 민병헌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김준완은 이 수비 하나로 추가 실점을 막고,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김준완은 6회말에도 두산 민병헌이 때린 어려운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냈다.
두산은 마운드 붕괴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믿었던 니퍼트는 5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포스트시즌 연속 무실점 행진도 36⅓이닝으로 마쳤다. 핵심 불펜인 이용찬(1실점)과 이현승, 김명신(이상 3실점)도 NC 타선을 막지 못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프로야구] 공룡, 첫판부터 곰 몰았다
입력 2017-10-17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