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며 CJ그룹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다 2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갈취한 추선희(사진)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은 17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명예훼손, 공갈 등 혐의로 추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박근혜정부 초기인 2013년 8월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주도했다. 당시 어버이연합은 자유민주수호연합, 노노데모 등 보수단체들과 연합해 “좌파기업 물러나라”며 CJ그룹을 비난했다. 이들은 CJ E&M이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 ‘SNL코리아’의 정치풍자 코너 ‘글로벌 텔레토비’가 박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있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했다.
이 단체 회원들은 “CJ그룹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을 방송에 실명으로 등장시켜 지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건국 이래 대기업이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정치에 개입해 다른 정권을 창출하려 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추씨는 더 이상 시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현금 1000만원과 선물세트 1200만원어치 등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냈다.
추씨는 2009년부터 국정원 직원의 지시를 받아 각종 정치 이슈에서 이명박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제데모’도 주도했다. 이 같은 시위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배우 문성근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DJ 부관참시’ 퍼포먼스를 벌였다. 검찰은 여기에 국정원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추씨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檢, ‘어버이연합’ 추선희 구속영장
입력 2017-10-1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