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평창, 평화 지렛대로”… 대북관계 출구찾기 총력
입력 2017-10-16 21:50
“패럴림픽엔 참가 의사” 올림픽은 확답 없어 애간장
北, 피겨 출전권 획득해 참가 가능성 높아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참가 가능성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통해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 반전을 모색하고, 지난 10년간 단절됐던 남북 교류 회복 단초로 삼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하지만 북한의 참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며, 북한의 참가를 위한 남북 간 접촉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참가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은 정치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파급효과는 큰 행사다. 국제 스포츠 행사여서 북한도 자격만 갖춘다면 얼마든 참가할 수 있다. 북한 선수가 남한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활약하는 모습은 정치적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 남북은 동·하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마다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성사시킨 바 있다.
평창올림픽이 내년 초 열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거듭하며 정세를 악화시켰지만 내년에는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청와대는 북한이 참가를 결정한다면 이를 발판으로 남북 접촉을 복원하고 경제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관계가 회복될 경우 북핵 문제와 관련한 정부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북한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고심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문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언론매체나 정부 관계자를 통해 ‘참가 불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과거 남북 교류사를 보면 북한은 공식적인 발표를 뒤집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지점이다. 최근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염대옥·김주식조가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얻어냈다. 피겨스케이팅 외에 쇼트트랙과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도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참가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피겨 참가 자격을 얻은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 정권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늦어도 선수 등록이 완료되는 내년 1월까지는 참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현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휴전 결의안이 다음 달 13일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되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휴전 결의안은 유엔이 하계·동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채택해온 것으로,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일 이후 7일까지 모든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이 담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대표적 대북 대화파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를 청와대에서 1시간 동안 접견하고 한반도 안보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