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최후통첩일에 또 대화 요청… 중앙정부 “19일까지 독립여부 밝히라”

입력 2017-10-16 19:09 수정 2017-10-16 22:04
사진=AP뉴시스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사진) 자치정부 수반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정부의 ‘최후통첩일’에 맞춰 대화를 다시 한 번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적절하지 않은 응답”이라며 19일까지 독립선언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AP통신 등은 푸지데몬 수반이 분리독립 여부에 대한 답변 시한인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를 앞두고 2개월간 협상을 요청하는 서한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서한에서 “지난 1일 주민투표를 통해 부여된 정치적 의무를 유보한 것은 우리가 대립이 아닌 해결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분리독립 선언의 강행 또는 보류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선언 여부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명확성도 결여됐다”고 밝혔다.

푸지데몬 수반은 지난 10일 자치의회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 선언서에 서명했지만 중앙정부와 대화를 원한다며 공식적인 독립선언을 유보했다. 중앙정부가 자치권 몰수라는 헌법 155조를 들고 나오는 등 강경한 입장인 데다 카탈루냐에 본사를 둔 기업들과 절반에 달하는 주민들의 독립 반대 요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지도부도 카탈루냐의 독립 추진 포기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푸지데몬 수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중앙정부에 백기 투항할 경우 그동안 주장해 온 주민투표의 정당성을 스스로 뒤엎는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강압적인 진압에 독립투표에 참여한 주민들을 달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독립선언을 유보한 푸지데몬 수반에게 배신당했다고 판단한 카탈루냐의 좌파정당 ‘민중연합후보당(CUP)’은 연정에서 탈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UP는 카탈루냐 의회 135석 가운데 10석에 불과하지만, 연정 탈퇴 시 푸지데몬 수반이 이끄는 카탈루냐 유럽민주당은 연립다수당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어떤 선택이든 푸지데몬 수반은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