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 두산 베어스와 치열했던 ‘낙동강 더비’의 승자 NC 다이노스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펼친다. 과거 OB 베어스(현재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였던 김경문 NC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인연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16일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양 팀 감독은 양보 없는 승부를 다짐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양 팀 감독의 인연은 특별하다. 김경문 감독은 1982년 OB의 프로야구 원년 우승의 멤버였다. 김태형 감독은 OB의 95년 우승 당시 주역이었다. 90년 OB에 입단한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의 명포수 자리를 계승한 후배였다. 두 감독은 91년 OB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이 두산 감독을 맡았던 시절 김태형 감독이 배터리코치로 보좌하면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적장 김경문 감독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승 직후 김태형 감독은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1등만 기억하는 모습이 착잡하다. 김경문 감독이 생각난다”며 선배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소감에 대한 질문이 다시 나왔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경기가 끝나고 김경문 감독께서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봤다”며 “남자로서 김경문 감독의 이름 세 글자가 떠오르면서 가슴이 찡한 그런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또 “감독 부임하고 3년째 김경문 감독과 미디어데이를 함께 하는데 이렇게 10년간 계속 했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김태형 감독은 ‘초보 감독’ 시절인 2015년부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여정에서 모두 NC를 무릎 꿇렸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만났을 때는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산이 3승 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정규시즌 3위였던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마저 격파,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시즌 1위 두산이 NC를 압도, 4연승으로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올해가 10번째 포스트시즌 진출임에도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해 ‘준우승 전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17일부터 시작되는 두산과 NC간 3년째 가을야구 맞대결은 그래서 더욱 팬들의 관심을 끈다. NC엔 김경문 감독 외에도 두산과의 인연이 제법 많다. 이종욱, 손시헌 등 두산 출신이 적지 않아 두산과 NC의 대결을 ‘두산 YB(두산) 대 두산 OB(NC)’로 부르기도 한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들은 최선을 다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인데 짧은 기간이지만 준비를 잘해왔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3년 연속 두산과 만나게 돼 기쁘다”며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허망하게 끝났는데 올해는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NC를 상대전적 11승 6패로 압도했다.
양 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장현식(NC)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27년 남다른 인연… 김경문과 김태형, 누가 웃을까
입력 2017-10-16 18:16 수정 2017-10-16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