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22일)가 닷새밖에 남지 않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의석을 일부 잃을 것을 각오하면서 조기 총선 도박에 나섰지만 오히려 의석을 더 많이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베팅이 성공적이다. 호기롭게 아베 총리와 맞붙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겸 희망의당 대표는 좀처럼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여론조사 결과 집권 자민당이 기존 의석(284석)을 넘겨 300석 이상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 의석(30∼33석 예상)을 합하면 개헌 발의선(310석)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희망의당은 최대 54석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기세가 완전히 꺾인 모습이다. 고이케 지사의 텃밭인 도쿄에서도 우세한 지역구가 없다.
오히려 진보계열 신당인 입헌민주당이 예상외 선전을 펼치면서 희망의당을 추격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은 기존 의석(15석)의 3배 이상 몸집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
판세는 ‘자민 압승’으로 흐르고 있지만 자민당이 특별히 바람을 탄 것은 아니다. 야당 후보 난립 덕분에 유리하게 된 측면이 강하다. 대다수 선거구에서 정권 비판 세력이 분산되면서 당초 자민당 내에서도 어렵다고 본 후보가 ‘어부지리’로 우세해진 곳들이 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 유임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47%로 긍정 답변(37%)보다 많았다. 총리의 인기가 자민당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각지에서 지원 연설 요청이 쇄도하는 당의 간판스타도 아베 총리가 아니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 부간사장이다. 자민당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총리의 지원 연설에는 안티 청중이 따라오지만 고이즈미 부간사장이 연설할 때는 야유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고이케 지사는 개인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고이케 지지율이 39.2%로 한 달 전에 비해 27.2% 포인트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글=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아베, 日총선 ‘어부지리 압승’?
입력 2017-10-17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