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죽음을 맞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그를 아는 이들은 애도와 동시에 그가 남긴 노래를 벗 삼아 신앙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신상우씨가 간암 투병 끝에 50세의 나이로 지난 12일 별세했습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던 그는 199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예수전도단 월요모임에 반주자로 참여하면서 기독교 음악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98년부터는 송정미, 박종호 등 찬양사역자들의 음반에 작곡가와 연주가로 함께했습니다. 송정미의 ‘기름부으심’, 박종호의 ‘지평’과 ‘축복하노라’ 등을 작곡했지요.
그가 만든 노래 중 가장 유명한 곡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멜로디와 가사를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갚을 길 없는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밞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
암 진단을 받고 죽음을 목전에 뒀을 때 그의 마음이 어땠을까 문득 궁금했습니다. 증언에 따르면 그는 찬양 곡 가사처럼 순전한 믿음을 구현하려 애쓴 것으로 보입니다. 찬양사역자 김태희(군포제일교회) 집사는 그가 병마와 싸우는 중에도 ‘다 겪는 인생의 과정이고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고 밝혔습니다.
SNS 등에 남겨진 추모글에서는 슬픔보다 희망과 감사가 보였습니다. 장로회신학대 김효숙 교수는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두렵기만 했다. 그때마다 신상우 형제가 작곡한 찬양곡 ‘하나님 부르실 때’ ‘축복하노라’ 등을 끝도 없이 따라 부르며 위로를 얻고 다시 걸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부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조익현씨는 “10년 전 시설아동들의 장학금 마련을 위한 공연 때 흔쾌히 무보수로 피아노 연주에 참여해 줬던 가슴 따뜻한 후배”라고 신씨에 대해 추억했습니다. 조씨는 “그는 이제 없지만 그가 남긴 찬양곡들은 영원히 우리에게 남아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재능을 쏟아 내고 이제 돌아갔으니 천국에서 편안히 쉬길 바란다”고 추모했습니다.
동료였던 부흥한국 대표 고형원 선교사는 신씨를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자,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입은 사람’이라고 묘사하며 SNS 등에 신씨가 만든 찬양곡의 제목과 가사를 게재했습니다.
고 선교사가 신씨의 발인예배 때 드렸던 기도의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신상우 형제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하나님 나라에서, 주님의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찬양할 것으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하나님의 은혜’ 등 주옥같은 찬양 남기고…
입력 2017-10-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