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구입 당시 180억원대의 기상장비들을 최근 5년 새 고철 가격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상청이 처분한 기상장비 불용품은 모두 2만5910점으로, 총 매각금액은 9187만원에 불과했다. 이들 장비 구입 당시 가격 181억원과 비교하면 0.51%에 지나지 않는 헐값이다.
예컨대 기상청은 2006년 20억원에 구입한 고산레이더를 지난 5월 한 고철업체에 100만원에 팔았다. 한 의원은 “선진국은 레이더 등 핵심부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거나 유지 보수해 사용기간을 연장한다”며 “고가 장비를 단순히 내구연한이 다 됐다고 고철 가격에 파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또 461억원을 투자해 해상 관측망을 구축하고도 7년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기상청이 2010년부터 461억원을 들여 해상 기상관측망을 구축했지만 지금까지 해상 기상관측 자료를 파랑수치 예보모델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상 기상관측망에서 관측한 파랑 관측값은 과학예보를 위해 활용되지 않고 예보관들의 참고자료로만 쓰였다”고 비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기상청, 181억에 산 기상장비 “노후됐다”며 고철값에 팔아
입력 2017-10-16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