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한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15일(현지시간) 핵개발만이 북한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안 부의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IPU 총회 본회의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북한)는 위협에 처해 있으며 조선의 존재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핵개발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지적하며 “역사는 자주방위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핵프로그램은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핵 억지력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정책을 중단하길 바란다”면서 “미국이 평화협상에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대표단의 이런 초강경 기조로 인해 러시아 중재로 IPU 총회에서 성사 가능성이 제기됐던 남북 의회대표 간 회동 역시 어려워질 전망이다.
표트르 톨스토이 러시아 하원 부의장은 “남북 대표 간 직접 접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북한 대표단 관계자도 타스 통신에 “미국의 유례없는 대북 제재와 조만간 있을 한반도 인근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고려할 때 남조선 대표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IPU 총회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본회의 연설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가 휴식시간이 끝난 뒤에야 돌아오는 등 기싸움까지 벌였다. 정 의장은 연설에서 “북한이 더 이상의 핵실험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조속히 나올 수 있도록 IPU 각국 대표단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北 안동춘, IPU 총회서 “핵개발 외 선택지 없다”
입력 2017-10-16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