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수원북부교회 성경퀴즈함] 한 주 동안 열심히 읽은 성경 퀴즈 풀어 주일예배 때 제출

입력 2017-10-17 00:01
여성 성도가 수원북부교회 예배당 입구에 비치된 성경퀴즈함에 문제지를 넣고 있다. 수원북부교회 제공

주일 오전 예배를 앞둔 경기도 수원북부교회(고창덕 목사)에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성도들은 예배당에 들어서면서 입구에 마련된 작은 통에 A4용지를 접어 넣는다. 통의 이름은 성경퀴즈함, 종이는 성도들이 한 주 동안 열심히 성경을 읽고 퀴즈의 답을 적어 온 문제지다.

이 교회 성도들이 매주 성경 문제지를 들고 주일을 맞은 건 고창덕 목사가 2001년 부임하면서부터다. 성도들이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경읽기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고 목사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기가 읽은 성경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문제를 풀어보면 어떨까 싶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고 목사는 “낱말퍼즐 풀 듯 성경퀴즈를 풀면 먼지 쌓인 성경책이든 평소 잘 안 누르던 스마트폰 성경책 앱이든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볼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고 목사는 교역자들과 함께 세부 그림을 그렸다. 성경 66권, 1189장을 52주로 나눈 뒤 한 주 동안 묵상할 분량을 정했다. 퀴즈 출제자를 정하고 문제유형도 점검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인물과 주요 상황, 그 안에 담긴 메시지 등이 망라됐다. 문제지는 매주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해 남녀노소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밀린 문제지에 한꺼번에 답을 적는 걸 막기 위해 ‘한 주 제출이 늦어질 때마다 감점’이란 장치도 마련했다. 문제 난이도에 대한 질문에 고 목사는 “성경을 읽은 사람이라면 답을 못 찾는 게 더 힘들 것”이라며 웃었다.

마지막 시험지까지 퀴즈를 풀면 자연스럽게 성경을 통독할 수 있다. 고 목사는 “매년 초 성도들이 작심삼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성경 통독하기’인데 매주 예배당에 들어서며 문제지를 퀴즈함에 넣는 것만으로 매년 ‘성경 1독’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엔 시상식도 연다. 고 목사는 “예배 후 문제지가 가득 쌓인 퀴즈함을 보고 있노라면 성도들과 주중에도 함께 성경을 묵상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하나님이 주시는 다양한 지혜와 방법으로 성도들이 성경과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