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지난해 월 40.9시간 초과근무

입력 2017-10-15 22:10
서울시 공무원들의 초과근로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달 예산과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격무를 호소하다 투신자살로 사망한데 이어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의 1인당 월 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40시간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유재중 의원(자유한국당)은 서울시가 지난 3월 본청 및 사업소 직원 2217명을 상대로 초과근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89%가 ‘우리 시의 초과근무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초과근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20∼30대 직원은 94%, 40대는 91%, 50대는 84%가 각각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 1인당 월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지난해 40.9시간으로 집계됐다. 박 시장이 재선 임기를 시작한 2014년 44.4시간보다 줄었지만 지난해부터 초과근무 총량제를 시행중인 42개 중앙부처 공무원 평균(22.1시간)보단 여전히 1.8배 이상 많았다. 특히 본청 5급 팀장급의 1인당 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월 42.2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본청의 한 팀장은 “서울시의 초과근무 관행은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알려져 있을 만큼 악명이 높다”며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달 자살한 예산과 7급 공무원은 숨지기 전인 8월 한 달간 170시간 초과 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 사고 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시청지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초과근무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2015년 12월과 지난해 5월에도 공무원 자살 사고가 있었다.

박 시장은 지난 달 직원 정례 조회에서 직원 자살 사고와 관련해 “다양한 형태의 논의 틀을 만들고 실상을 분석해 지금과 전혀 다른 새로운 직장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게시판을 통해 초과근로 개선을 위한 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직급별 간담회도 개최하고 있다.

김경용 전공노 서울시청지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과도한 업무 부담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상조사부터 해야 한다”며 “시장부터 위에서 일을 줄여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또 다시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