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31세 총리’ 탄생 임박

입력 2017-10-15 18:53 수정 2017-10-15 22:15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겸 국민당 대표가 총선이 치러진 15일(현지시간) 수도 빈에서 여자친구 수잔네 티어의 손을 잡고 투표소로 가고 있다. AP뉴시스

오스트리아에서 역대 최연소 총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반이민 포퓰리스트’ 세바스티안 쿠르츠(31) 당대표 겸 외무장관이 이끄는 보수성향 국민당(OeVP)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극우성향 자유당(FPOe) 또한 선전이 확실시되면서 보수-극우 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는 총선에서 국민당이 30% 이상의 지지율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르츠 대표는 지난봄까지 지지율 20%대에 머물며 3위에 그칠 게 유력했던 국민당을 대표 취임 뒤 단숨에 1위로 끌어올렸다. 이민 지원금을 삭감하고 ‘이슬람화’를 막는 등 국민당이 그간 거리를 뒀던 반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게 주효했다. 정치권 바깥의 인물을 적극 등용하고 선거 포스터에서 당 이름을 지우는 등 ‘새바람’ 전략을 구사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 쿠르츠 대표는 22세이던 2009년 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2011년 입각했다. ‘원더키드(놀라운 아이)’를 뜻하는 ‘분더부치(Wunderwuzzi)’로도 불린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이번 선거가 독일 총선과 함께 극우세력 약진의 흐름을 이어가게 할까 우려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선거에서 국민당에 이어 극우 자유당도 최소 25% 이상을 득표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자유당은 옛 소비에트연방 위성국가 연합인 비제그라드 가입 등을 주장해 왔다. 도이체빌레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60% 이상이 선거 뒤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정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SPOe)은 자칫 3위로 밀리며 역대 최악의 결과를 떠안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사민당이 쿠르츠 대표를 깎아내리는 웹사이트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정치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다만 도이체빌레는 선거 이틀 전인 13일까지 아직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30%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