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체급은 헤비급… 외국인투자 유치는 라이트급

입력 2017-10-15 19:07 수정 2017-10-15 21:31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 외국인 직접투자를 제대로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세계투자보고서(WIR)를 기초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0.8%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237개국 중 15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였다.

지난해 OECD에서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46.1%였다. 이어 네덜란드(12.0%) 영국(9.8%) 아일랜드(7.6%) 벨기에(7.1%) 순이었다. 영국을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GDP 규모가 작지만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 및 액수는 모두 한국을 넘어섰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한국 GDP의 4%에 불과했지만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은 2.5배에 달했다. 아일랜드 역시 GDP가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었지만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은 2.1배였다.

GDP가 한국과 비슷한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 등과 비교해도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은 저조했다. 이탈리아의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1.6%인 것을 비롯해 캐나다(2.2%) 호주(3.8%) 스페인(1.5%)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이들 국가의 투자 금액 역시 한국의 1.7∼4.5배로 모두 한국보다 투자를 더 많이 유치했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해외직접투자는 전 세계에서 14번째로 많았다. 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율 역시 237개국 중 33위로 상위권이었다. 해외투자는 많이 하는 데 비해 투자 유치 실적은 저조한 것이다.

연구원은 규제와 세제 등 제도적 요인들이 직접적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에 영향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수요와 공급 측면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규제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규제개혁과 경쟁력 있는 세제 구축 등을 통해 좋은 기업환경을 조성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