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다이슨 섰거라” 추격 박차

입력 2017-10-16 05:00

무선청소기 시장이 가전업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기의 명가, 영국 프리미엄 가전업체 다이슨이 2011년부터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여름 LG전자가 출사표를 던지며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어 삼성전자까지 참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무선청소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청소기 시장은 총 4500억원(200만대) 규모였다. 이 가운데 무선청소기는 3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에 따르면 이미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액 기준으로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청소기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2.5%로 유선청소기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 잠재력에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가 지난 7월 내놓은 모터가 손잡이 부분에 위치한 ‘상중심’ 타입의 ‘코드제로 A9’은 출시 3주 만에 국내 판매 1만대를 돌파한 뒤 지난달 말까지 4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어 LG전자는 15일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T9’을 출시했다. 큰 먼지통을 갖춘 ‘캐니스터’ 타입으로 흡입력이 최대 250W 수준이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유선청소기와 비슷하다. 7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이 적용돼 0.3㎛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품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99.999%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한번 충전하면 일반 모드에서 40분까지 청소가 가능하다.

코드제로 T9 일부 모델은 청소기 본체가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면서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로보센스 2.0도 탑재됐다. 신제품 가격은 사양별로 129만∼159만원이다.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류재철 전무는 “세계 최고의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드제로를 무선청소기 분야 글로벌 1등 브랜드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인체공학적 설계, 편리한 사용성이 특징인 ‘파워건’을 선보였다. 최대 50도 각도까지 꺾이는 ‘플렉스 핸들’을 개발해 적용했다. 소파나 침대 아래 같은 낮은 곳을 허리나 팔을 거의 굽히지 않고도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흡입 모터와 별도로 브러시에 전용 모터를 달아 양방향으로 분당 5000번 회전하는 ‘듀얼 액션 브러시’도 구현했다. 한번만 밀어도 두 번 쓸어 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흡입력은 150W정도다.

파워건은 최대 40분 사용할 수 있는 착탈식 배터리를 탑재했다.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할 경우 80분까지도 청소가 가능하다. 가격은 배터리 수와 브러시 종류 등에 따라 79만9000∼119만9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상중심 타입 무선청소기의 원조격인 다이슨은 지난달 12일 신제품 ‘V8 카본 파이버’를 출시하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지난해 출시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기존 V8 모델에 비해 흡입력을 30% 향상시켰다. 일반 모드에서는 최대 40분, 맥스 모드에서는 최대 5분간 작동한다. 가격은 109만8000원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