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 대출 중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은 대출이 2만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저축은행·캐피털·대부업체 등의 연체채권 가운데 2만2607건의 이자액이 원금을 초과했다. 원리금 합계는 1조603억원에 이른다. 애초 원금은 4343억원 정도였는데 연체이자가 추가되면서 총 이자 규모가 원금의 1.4배(6260억여원)로 불어났다. 대출 건수는 대부업체(1만6606건), 원리금 규모는 저축은행(7612억원)이 가장 많았다. 100만∼1000만원 미만 채권이 1만3606건으로 전체의 60%였다. 사실상 생활자금으로 소액을 빌렸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자에 신음하는 서민층 부담을 덜기 위해 최고금리의 상한선을 내리는 것에 더해 이자 총액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은 고금리 단기 신용대출의 경우 이자·수수료 등이 원금의 10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원금을 넘는 초과이자를 무효로 하는 ‘이자제한법’을 지난해 발의했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등 반론이 만만찮아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고금리 빚에 시달리는 채무자들] 원금보다 이자 많은 대출 2만2607건
입력 2017-10-15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