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결국 ‘수도’ 시리아 라카마저 내주는 등 패퇴하고 있다. 연합군은 라카 완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주민들이 안전히 대피할 수 있도록 IS와 협상을 완결지었다. IS가 라카를 수도라고 칭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군 주도 연합군 합동본부 대변인 라이언 딜런 대령은 라카를 85% 탈환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탈환 일정까지 확정된 상황이라고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또한 부족 대표 및 지역 의회 등과의 협상으로 주민 약 1500명이 라카 밖으로 대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간 감시단체들 역시 라카로 버스 수십대가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IS 세력의 철수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합의에 따라 도시를 떠나려는 시리아인은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족·아랍군 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수색을 받아야 한다. CNN에 따르면 외국인 IS 병사들은 대피가 금지되지만 지역 출신 병사들은 감시·추적하에 민간인들과 함께 떠나는 게 허용된다. IS 병력이 와해되도록 유도하려는 방안이다. 연합군 측은 IS 병사 약 100명이 항복해 왔지만 아직 도시에 병력 300∼400명이 남아있다고 본다.
IS는 라카 다음 거점으로 삼았던 시리아 동남부 알마야딘에서도 내쫓기고 있다. 시리아 관영통신 SANA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14일부로 이 지역을 재탈환하고 지뢰수색 작업 등을 벌이는 중이다. 이외 IS 핵심병력은 또 다른 거점도시인 이라크의 알카임 등에 모여 있는 상태다. 연합군 측은 IS의 고위 간부들이 약 1만명 병력이 결집한 유프라테스강 지역에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카는 한때 IS가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아 힘을 과시했던 곳이다. IS는 이곳에서 강제결혼과 헌혈, 인신매매 등으로 시민들을 억압하는 한편 인질을 잔혹하게 공개처형한 뒤 SNS에 이를 올려 공포를 조장해 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IS는 아직 이 지역 병원에 여성과 어린이 400명가량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수도’서도 쫓겨나는 IS… 연합군, 시리아 라카 탈환 초읽기
입력 2017-10-15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