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단계 IDS홀딩스 브로커, 구은수 前서울경찰청장 통해 경찰관 승진 로비 성사 정황

입력 2017-10-15 19:23 수정 2017-10-15 22:18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검찰이 불법 다단계 업체 IDS홀딩스 측 브로커가 구은수(59)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특정 경찰관 승진 로비를 해 실제 성사시킨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IDS홀딩스와 유착된 경찰관, 정치권 인사 등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구 전 청장을 조만간 수천만원 뇌물수수 혐의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3일 IDS홀딩스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한 유모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같은 날 구 전 청장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모(구속)씨로부터 ‘2014년 유씨의 부탁을 받고 구 전 청장에게 경찰 중간간부 인사 청탁 명목의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지목한 경찰관은 다음 인사에서 실제 한 계급 승진했다. 유·김씨와 구 전 청장은 같은 지역 출신이다. 검찰은 해당 경찰관과 IDS홀딩스 간에 부당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씨의 구체적 행적과 자금 사용 내역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많은 사기 사건에서 독직(瀆職) 혐의가 나오면 누구든지 처벌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IDS홀딩스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2014년 당시 여당 A의원은 IDS홀딩스 내부행사의 축하 동영상에 출연했다. A의원은 유씨와 초등학교 동문이며, A의원의 보좌관 출신이 IDS홀딩스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직 B의원도 IDS홀딩스 측에서 3억여원을 받아갔다는 의혹이 피해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