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헬스 앤 뷰티(H&B) 스토어’가 국내 화장품의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고가 브랜드 위주의 화장품 시장에서 중소 브랜드가 제품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은 해외 드럭스토어(Drugstore)의 한국형 모델로, 1999년 시작해 최근에는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은 당시 업계 최초로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체험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며 주목을 받았다.
올리브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분 없이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국내외 다양한 제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올리브영 협력업체 가운데 약 70%는 우수한 상품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이다. ‘메디힐’ ‘아이소이’ ‘네오젠’ ‘23years old’ 등은 올리브영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를 만나며 브랜드를 알렸다.
화장품 구매 패턴은 브랜드 중심에서 점차 제품 자체의 효용성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최근 소비자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화장품시장 점유율 자료를 보면 수입 화장품을 포함한 럭셔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55%에서 지난해 44%까지 떨어졌지만 국내 화장품 브랜드 점유율은 같은 기간 34%에서 38%까지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15일 “헬스 앤 뷰티 스토어는 브랜드 규모와 상관없는 화장품 업계 간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했다”며 “수입 명품 브랜드에 의존하던 국내 소비자들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먼저 찾으면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경쟁의 무대’ 올리브영, 中企 인큐베이터 역할 톡톡
입력 2017-10-15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