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회의 구조가 여소야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권당의 책임감과 진정성으로 여야 협치의 틀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시도당위원장 초청 만찬에서 “지난 5개월 동안 당의 단합된 모습에 국민께서 안심하고 계신 것 같아 든든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의 단합을 넘어 당·청간 일체감과 유대감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하자”며 “때로 부족함이 있더라도 보듬고 뒷받침해 달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대선에 많이 기여하신 분들 중 국무위원으로 가 공석이었던 시도당위원장인선이 오늘로써 완료됐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한 지역위원장들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공모 없이 직무대행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화답했다.
만찬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안보현안 보고도 이뤄졌다. 정 실장은 “북한이 ‘선(先) 핵보유 후(後) 협상 전략’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북한 위협의 성격이 한반도 위협을 넘어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이자 위협의 성격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화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우리 정부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정 실장은 “비핵 평화체제의 로드맵으로 베를린 구상에 따른 대화기조를 유지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조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며 “코리아패싱(주요 안보 현안에서 우리 정부가 배제되는 현상)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도위원장들의 인사말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4·3사건 70주년인 내년 행사에 대통령이 꼭 참석해 달라’는 김우남 제주도당위원장의 요청에 “당연히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광주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부마항쟁 등 역사적 행사에는 임기까지 매년 참석하도록 노력하고, 안된다면 격년으로라도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시당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해찬 의원은 “어제 세월호 관련 청와대 발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고 건배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당이 단합되고 분열하지 않아서 든든하고 안정감이 있다. 이것이 높은 지지의 원천”이라며 “추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여당 지도부와 자주 만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내년 지방선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등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정과 협치, 적폐청산 등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는 추 대표를 비롯해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박완주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와 각 시도당위원장, 여성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감 일정과 세월호 사건 대책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정건희 김판 기자 moderato@kmib.co.kr
文 대통령 “국회 여소야대로 어렵지만 협치의 틀 만들어 달라”
입력 2017-10-13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