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 김인경 ‘홀대’ 논란 끝에 기권

입력 2017-10-13 21:57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개최되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올해 일부 스타들에 대한 ‘홀대’ 논란으로 시끄럽다.

김인경(사진)은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2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다. 주최 측은 김인경이 복통으로 기권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회장 안팎에서는 김인경에 대한 홀대가 이번 일을 초래한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세계랭킹 8위인 김인경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을 비롯, 최다승(3승)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1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06위, 115위인 메간 캉·킴 코프먼(이상 미국) 등 무명 선수들과 한 조에 묶였다. 세계랭킹 1∼3위인 유소연·박성현·렉시 톰슨(미국), 팬이 두터운 전인지와 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샛별 최혜진이 같은 조에 편성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경기 시간도 갤러리들이 거의 없는 오전 이른 시간대로 배정받았다.

실제 김인경은 1라운드를 마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이 남에게 받아들여질 필요는 없다. 당신은 스스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써 놓으며 불편한 마음을 에둘러 표시했다.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는 흥행을 위해 각 행사에서 배제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간다는 지난 10일 열린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초청받지 못했고 대회 공식 포스터에도 제외됐다. 통상적인 전년도 우승 선수에 대한 예우와 확연히 다른 대우다. 또 1라운드에서는 10번 홀에서 출발했다.

이같은 일은 흥행을 위해 인기 선수만 우대하는 LPGA와 주최측의 태도에 기인한 바 크다. LPGA는 “방송사 요청에 따라 TV 중계를 위한 4∼5개 조를 별도로 편성하고, 나머지는 무작위로 조를 짠다”고 밝혔다. 주최측 관계자는 “특정 선수들을 홀대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시간다의 포스터 제외에 대해서는 “대회 흥행과 갤러리들을 위해 인기 선수 위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의도적인 배제를 시인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