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분기 실적 뜯어보니, 반도체 영업이익만 10조 ‘일등공신’

입력 2017-10-14 05:00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 영업이익률 23.4%로 신기록을 작성하며 또다시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가장 큰 공을 세운 주역은 반도체다. 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도 10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반도체만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사업 실적은 매출 13조1500억원, 영업이익 3조3740억원이었다.

반도체가 세계적으로 장기 호황을 맞으면서 매출액도 수직상승했다. IT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메모리 생산량과 평균판매단가(ASP) 모두 오른 것이다. 평택 신규 3D 낸드 공장이 가동되면서 낸드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매출액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IM) 부문 영업이익도 약 3조원을 기록해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8이 잘 팔렸고 새로 나온 갤럭시노트8이 신제품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분기 영업이익 4조원보다는 이익이 줄었다. 갤럭시노트8을 내놓으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제품 원재료 비중도 오른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인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반 토막 난 셈이다. 계절이 비수기인 데다 제품 원가가 오르는 등 악조건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8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1조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애플의 ‘아이폰X’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었다. 여기에 리지드 OLED 가동률이 줄고 신규 플렉서블 OLED 출하 지연, LCD 패널 가격 하락 등도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글=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