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구은수 前 서울경찰청장 집·사무실 압수수색… 다단계 업체 브로커에 수천만원 받은 혐의

입력 2017-10-13 18:58 수정 2017-10-13 23:35

구은수(59·사진) 전 서울경찰청장이 거대 다단계 업체 브로커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13일 구 전 청장의 자택과 현 사무실인 경찰공제회 이사장실을 압수수색했다. 출국금지 조치도 했다.

구 전 청장은 2014년 1조원대 다단계 업체 IDS홀딩스의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한 유모씨의 돈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수수색도 구 전 청장의 뇌물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수집에 집중됐다.

검찰은 지난달 유씨를 구속한 데 이어 이날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의 보좌관이던 김모씨를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가 뒷돈 심부름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역시 “혐의 사실이 소명된다”며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유씨가 IDS홀딩스 관련 업체를 수사 중이던 경찰관의 교체 등을 청탁하며 김씨에게 수천만원을 줬고, 이 중 상당액이 구 전 청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한다. 김씨도 지난 11일 긴급체포 된 이후 뇌물 중개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구 전 청장은 지연을 매개로 한 친분이 있다.

IDS홀딩스는 FX마진(해외통화선물) 거래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1만2000여명에게 1조900여억원을 받아 챙긴 다단계 금융사기업체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구 전 청장은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뒤 서울경찰청장으로 옮겼다. 지난 1월 경찰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고(故) 백남기씨 사망 사건 지휘책임자로 고발돼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