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사장 강덕영 장로)이 후원하는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 축제’가 지난달 22∼24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열렸다.
1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조선족 밀집지역인 헤이룽장성 ‘헤이룽장조선어방송국’과 ‘헤이룽장성교육학원 민족교연부’, 베이징의 ‘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부’가 공동 주최해온 조선족 어린이들을 위한 한글 사용 경연대회다.
조선족 어린이는 물론 한국과 한국어, 한글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 어린이들에게 한국문화와 한민족의 얼을 알려왔다. 참가자들이 분야별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시작돼 매년 이어져 왔다.
본선에 진출한 60여명의 참가자는 노래, 글짓기, 이야기, 피아노 등 네 부문으로 나눠 실력을 겨뤘다. 이들은 헤이룽장성 현지와 베이징을 비롯해 랴오닝성, 지린성, 네이멍구 등 전국 각지 조선족 어린이 700여명이 치른 예선을 통과한 어린이들이다.
지난달 23일 하얼빈 사범대학 음악홀에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과 헤이룽장조선어방송국이 2006년 창단한 ‘유나이티드 소녀 방송합창단’이 특별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단원들은 ‘나눔’, ‘하늘에 뜬 배’, ‘아리랑’ 등 한·중 양국의 노래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중국 내에서 조선족 어린이를 위해 열리는 연중 가장 큰 행사입니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말과 글을 계승시키고 독립유공자들의 나라사랑을 되새긴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강덕영 이사장을 대신해 개회사를 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김태식 전무는 “우리가 선조들이 만든 말과 글을 사용하는 것처럼 먼 훗날 후손들이 이 행사를 통해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됐음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오늘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장차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파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헤이룽장조선어방송국 허룡호 국장은 “수상자들이 중국 내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고 명문 학교에 진학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자 부모들이 평소에 쓰지 않던 한국의 말과 글을 사용한다”며 “이 행사는 한국문화 계승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막식에서는 중국에 살고 있는 독립유공자인 유동하(劉東夏) 의사와 마하도(馬河圖) 의사의 후손을 초청,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했다. 유 의사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도와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가담한 독립운동가로, 러시아와 만주에서 활약했다. 마 의사는 중국 지린성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다.
24일에는 조선족 제1중학교에서 각 부문 시상식이 열렸다. 노래자랑 부문에 강나령(옌지시 동산소학교), 이야기 부문에 리혜영(미산시 조선족소학교), 글짓기 부문에 리림정(하얼빈시 동력소학교), 피아노 부문에 고성준(베이징중앙음악학원 부속소학교) 학생 등 30여명이 수상했다.
이밖에도 주최 측은 학업이 우수한 모범 조선족 학생 10명을 선발, 이들을 ‘유나이티드 글로벌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조선족 어린이들에 민족혼 심어줍니다
입력 2017-10-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