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파해야 한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복음 메시지를 직접 전하기도 하고 좋은 글귀, 음악, 이미지를 통해 기독교 가치를 간접 전달하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주고받는 이모티콘이다. 기독교적이지만 귀엽고 예쁜 이모티콘은 비기독교인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알게 모르게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달되고 이를 통해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성윤수(42·여)씨는 비기독교인이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없었고 그냥 효도하는 셈 치고 부모를 따라 절에 몇 번 다니곤 했다. 그런 그가 예수 캐릭터 이모티콘 ‘샬롬 스토리’를 1년여간 사용하고 있다. 성씨는 “처음에 기독교인 친구가 카카오톡에서 사용해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에게 귀엽다고 말해도 되나 싶지만 예수님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 보자마자 다운로드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전에는 기독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독교인 친구의 삶과 이 이모티콘이 어우러져 지금은 기독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에서 예수, 복음 등 기독교 관련 용어로 검색하면 ‘샬롬 스토리’ ‘샬롬 지저스 다이어리’ ‘러블리 마이 갓’ 등 3개가 나온다. 샬롬 스토리와 러블리 마이 갓은 예수 캐릭터 아이템이고 샬롬 지저스 다이어리는 어린 양 이미지, ‘하나님의 말씀’ ‘할렐루야’ 등의 글자로 구성돼 있다.
수천 개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중 기독교 이모티콘이 적은 것은 특정 종교와 관련된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이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런 방침이 정해지기 전에 발매된 것이다.
샬롬 스토리는 손 흔들며 인사하는 예수,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는 예수 등 24개 이미지로 돼 있다. 문화선교단체 ‘예하운’ 대표 김디모데 목사가 지난해 7월 론칭했다. 김 목사는 “깊은 상처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주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린 그림들”이라고 했다.
러블리 마이 갓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예수 이미지와 ‘사랑’ ‘격려’ 등의 문구가 담겼다. ‘기도할게요’ ‘할렐루야’ 등도 담으려 했지만 카카오톡이 두 차례나 받아들이지 않아 예수 이미지만 살렸다. ㈔복음의전함이 제작했다.
샬롬 지저스 다이어리는 크리스천 캐릭터 작가인 이유선씨가 만들었다. 2010년 카카오톡이 처음 등장했을 즈음 출시됐다.
앞서 3개가 기독교 이미지를 직접 담았다면 이모티콘 ‘고고치’는 기독교 가치를 품고 있다. 고고치는 고슴도치 캐릭터다. 교회건축업체 사닥다리종합건설(나성민 대표) 계열사인 디자인이새가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나성민 대표는 “이모티콘에 담긴 기독교 영성이 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익금은 통일 후 북한에 200개 교회를 짓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고치는 각종 문구류에 사용돼 인기를 얻고 있다. 교보문고 핫트랙스, 반디앤루니스, 텐바이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메신저 자체가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탈북민 법률 및 행정 지원단체인 블루코리아 북방선교회 김병철 목사는 2014년부터 매일 200여명에게 성경 구절을 문자로 보낸다. 인천 신부교회 장우영 목사는 올 초부터 매일 전도 대상자 등 200여명에게 ‘오늘의 말씀’이란 큐티(QT)를 카톡으로 전송하고 있다.
대표적인 SNS 페이스북에서도 다양한 선교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타임라인에 복음 메시지가 텍스트로 올라왔다. 요즘은 묵상하면서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는 짧은 글이 게재된다. 아가페선교회 대표 김기동 목사는 페이스북에 ‘순례자 일기’를 쓰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어제 낮에 화분에 물을 주었다. 밤부터 비가 올 줄 알았으면 물을 주지 않았으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 내 주위엔 밥벌이로 고단해 하늘의 단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 단비를 내리는 이에게 은혜를 구한다”고 적었다. 김 목사는 “성경 구절은 다른 분들이 많이 올려 짧은 글로 복음을 전하려 한다”고 했다.
페이스북의 ‘라이브’ 기능을 활용하는 이도 늘었다. 서울 홍대 인근에서 문화사역을 하는 백종범 목사는 매 주일 저녁 6시 ‘가나안 교인’들을 대상으로 채플을 진행하고 이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방송하고 있다.
또 인천 사랑의종소리다문화센터(대표 그레이스 묵)는 인천 팔복교회(정완교 목사)에서 주일 다문화 모임을 갖고 한 달에 한 번 러시아어로 동시통역해 페이스북에서 생방송한다.
복음광고 회사 ‘제이애드’ 정기섭 대표는 페이스북 이벤트 기능을 활용한다. 그는 ‘복음광고 예수부활 스티커 달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못 자국이 있는 손바닥 그림 스티커를 차량 등에 붙여 “예수가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메시지를 전하자는 것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도 효과적인 선교도구다. 전도용 영상의 링크주소를 지인들에게 보내 복음을 전하는 식이다. 유튜브 검색란에 ‘예수’를 치면 5750만개의 결과가 나온다. 관련성 기준으로 첫 번째는 ‘예수 영화(1979년)’로 2015년 8월 게시돼 40여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올린 아이디 ‘유선빈’은 “영화는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성경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작돼 10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고 소개했다. 찬양 동영상도 많다.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비컴퍼니는 ‘축복의 통로’ ‘엄선한 찬양 베스트 15’ 등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다.
페이스북 페이지 9만9000여 회원을 토대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기독교다모여’ 대표 박요한 전도사는 “온라인을 통한 인간관계 및 사회 활동은 하나의 문화요, 앞으로 더 발전할 시대상이 되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해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이모티콘, 선교 도구 되다… “예수님 모습 귀여워요”
입력 2017-10-1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