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는 12일 안희묵 총회장의 취임 기념 예배를 임원 헌신 예배로 드리고, ‘거룩한 소모품’이 되어 교단을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예배가 드려진 서울 여의도 총회회관에선 대형 화환이나 대규모 하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안 총회장과 신임 임원들은 흔하디흔한 꽃다발 하나 받지 않았다.
대신 예배에선 세족식이 거행됐다. 안 총회장과 임원들은 그동안 교단을 위해 힘써왔던 정영길 은퇴목사, 신갈렙 남아공 선교사, 남선교회 대표 이학용 장로, 여선교회 대표 백순실 총무 등 12명을 초청해 이들의 발을 직접 씻겼다. 참석자 중 일부가 눈물을 훔치는 등 감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안 총회장과 임원들은 예배 중 특송을 맡아 ‘날 대속하신 예수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설교는 전남 진도에서 22년간 사역해온 강희정(보전교회) 목사가 맡았다. 강 목사는 “나 같이 작은 사람을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히스기야왕의 통곡의 눈물’을 주제로 설교했다. 강 목사는 “통곡의 눈물은 울어본 자만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면서 “이번 총회 때 총회장이 통곡하는 모습에서 침례교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장과 임원들이 하나님 앞에서 통곡하며 울 때, 교단의 많은 문제를 하나님이 해결해주실 줄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직전 총회장 유관재 목사는 권면인사에서 “지도자는 고독해질 줄 알아야 하며, 그럴 때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느꼈다”며 “안 총회장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자리, 갈보리 십자가를 바라보며 고독해질 줄 아는 총회장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안 총회장은 예배 마지막에야 비로소 강단에 올랐다. 그는 취임인사에서 “교단을 위해 거룩한 소모품처럼 쓰이길 바란다”며 “교단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도망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안 총회장은 “농어촌·미자립 교회 등 전국 3319개 교회의 희망이 되는 임원단이 되겠다”며 “침례교단 역사가 107차 총회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섬김의 세족식… 울림 있던 총회장 취임예배
입력 2017-10-13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