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아들을 페미니스트로 키우세요”

입력 2017-10-12 21:39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7월 1일 캐나다 연방성립일 기념행사가 열린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아들 자비에르, 딸 엘라-그레이스 그리고 아내 소피와 함께 박수치고 있다. AP뉴시스

쥐스탱 트뤼도(46) 캐나다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성차별주의를 없애기 위해 소년들도 소녀들만큼이나 페미니스트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잡지 ‘마리끌레르’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자신의 두 아들을 페미니스트로 교육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두 아들을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것은 그들에게 정의감과 공감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남자들을 옭아매고 있는 ‘남성성’의 중압감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페미니즘 교육을 통해 우리 아들들은 성차별 문화를 바꿀 힘과 책임을 갖게 된다”면서 “어릴 때부터 페미니즘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뤼도 총리는 아내 소피(43)와의 사이에 아들 자비에르(10)와 아드리앙(3), 딸 엘라-그레이스(8) 3남매를 두고 있다. 아들도 페미니스트로 키워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아내 소피가 일깨워줬다. 딸을 어떻게 페미니스트로 키울지 고민하는 그에게 소피는 “우리 딸이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만큼 아들들을 어떻게 여성을 위한 투사로 키울지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피는 또 “어떻게 하면 아빠처럼 자랑스러운 페미니스트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들들에게 알려주라”고 했다.

아내의 조언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는 “여성과 남성, 소녀와 소년이 동일한 기회를 얻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라면서 “이것을 현실화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또 페미니즘에 대해 ‘두 성별이 동등하다’는 기본적 믿음에서 한발 나아가 “우리가 모두 평등할 때 우리는 모두 더 자유롭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동안 자신을 수차례 페미니스트라고 밝혀 온 그는 2015년 총리가 된 이후 내각 성비를 동수로 맞춰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당시 ‘왜 그렇게 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2015년이니까”라는 유명한 답변을 남겼다. 미국 USA투데이는 이번 기고문에 대해 “여성들이 트뤼도 총리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