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별 선발… 현대차, 상시면접… 공채시즌 당락 열쇠는?
입력 2017-10-13 05:00
10월은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의 계절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은 지난달 대부분 서류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이달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을 치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대기업 취업 당락의 열쇠가 학점, 토익점수와 같은 ‘스펙’이 아닌 ‘직무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12일 한경연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 전환에 따라 기업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오는 22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르는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선발한다. 계열사 한 곳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삼성그룹 지원자는 GSAT를 치르기에 앞서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지원자가 직무와 관련해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다. 전공과목 이수내역과 직무관련 활동 경험, 에세이 등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이 없는 스펙은 반영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상시채용 면담 프로그램인 ‘힌트’(H-Interview)를 도입했다. 지원자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해 직무 관심도와 능력을 인정받으면 채용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힌트에 참여하는 사유를 1000자 내외로 작성해 제출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학교, 학점, 외국어 점수, 자격증, 수상 경력 등은 요구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50∼100명을 대상으로 채용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신입사원 인적성 검사(HMAT)에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변화가 기업 혹은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서술하라’는 에세이 문제를 내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도 신입 공채에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스펙 태클’ 채용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해당 전형에선 서류로 이름, 연락처, 해당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만 제출받는다.
한화그룹은 2013년 인적성 검사를 폐지한 이후 서류전형과 심층면접 전형으로만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나진 한화 인재개발팀장은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화의 하반기 일반직 신입사원 채용 접수는 13일까지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하지만 인적성 검사는 오는 14일 일제히 치른다. 이를 통과하면 지원 여부에 따라 최대 3개 계열사에서 면접을 볼 수 있다. 지난달 22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SK그룹은 20일 서류접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29일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직무 능력이 전형의 핵심 요건이 됨에 따라 올해 대기업 취업에서는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연이 지난달 5∼8일 개최한 ‘2017년 주요 그룹 지역인재 채용설명회’에서 삼성그룹 인사담당자는 “전공과목 이수내역과 직무관련 활동 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직무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을 성취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또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좋고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적으면 감점 요인이 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인적성 검사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관대로 답변해야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온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