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제일교회 이영환 목사 “상대평가·비교의식은 사탄이 뿌린 씨앗… 교만과 열등감은 거기서 나온다”

입력 2017-10-13 00:03
이영환 대전 한밭제일교회 목사가 12일 대전 유성구 교회에서 ‘장자권 세미나’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 오른쪽 건물은 교회가 이 목사의 후반부 사역을 돕기 위해 건립 중인 지상 5층 규모의 장자교육관.

중학교만 졸업한 소년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충남 논산 신양리에서 콩 농사를 짓던 그는 1967년 교회에 출석하고 3년 뒤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났다. 군 제대 후 76년 대전의 무인가 신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열등감과 도시목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평생 농촌목회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훗날 재적성도 7000명의 대형교회를 일군다. 대전 유성구의 한밭제일교회 이영환(67) 목사 이야기다.

12일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사탄이 뿌려 놓은 씨앗이 상대평가와 비교의식이며, 교만과 열등감이 거기서 나온다”면서 “크리스천은 전능하신 주님 앞에 절대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80년 3월 한밭제일교회를 개척했다. 두려운 마음이 들 때면 강단에서 먹고 자면서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금식기도를 밥 먹듯 했다. 가난과 낮은 학력, 대인관계·화술 부족 등에서 오는 열등감이 발목을 잡았지만 강단에 올라 포효하는 설교자가 됐다.

3년 만에 교회를 짓고 6년 만에 성도 수 300명을 돌파했다. 이 목사는 “주님이 기도 중에 ‘한밭(대전)에서 제일가는 목회를 하라’는 영감을 주셨다”면서 “‘대전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주님을 제일 사랑하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97년 1652㎡(500평)짜리 새 예배당을 지었지만 ‘한밭 제일의 목회를 하라’는 감동이 끊이지 않았다.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시 81:10)는 말씀을 붙들고 ‘3000명 이상 모일 수 있는 3000평 이상의 땅을 달라’고 매달렸다.

99년 경매로 나온 대전 유성구 2만7107㎡(8200평) 땅을 계약하고 2000년 입당했다. 매년 1000명씩 교회를 찾았고 절반이 등록했다. 그는 “37년 목회 비결은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선포하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말씀의 강력한 파워를 체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옛날에는 스마트폰이나 PC 인터넷 등 강력한 세속문화가 없었음에도 깨어 기도했다”면서 “지금은 다양한 세속문화가 훨씬 강력하게 옭아매고 있는데도 기도하지 않으니 큰 문제”라고 탄식했다. 이어 한국교회에 “지적 만족, 혼의 욕구만 채워주지 말고 생존과 의의 목마름이라는 영적 욕구를 채우는 데 주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영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2013년 장자권 세미나를 시작했다. 장자권은 창세기 25장에 나오는 장자의 명분, 권리를 뜻한다. 천국 상속권을 지닌 ‘장자’로서 예수님과 대화하고 명령·선포하는 통치의 삶을 살자는 게 핵심이다. 참석자들은 3일씩 14주간 금식기도와 성경통독, 성경암송, 미디어 절제를 한다. 15차례 세미나엔 목회자 1만5000여명이 참가했다.

이 목사는 지난 8일 주일예배를 기점으로 원로목사가 됐지만 요란한 추대예식을 갖지 않았다. 장자권 세미나와 세계선교라는 ‘후반부’ 사역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