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압박에 동의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국회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소속 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전날의 B-1B 폭격기 전개를 한국 정부가 양해했느냐’는 한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북핵 해법 마련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이 (북핵 해결의) 입구가 될 수 있는 단계도 있었지만, 지금은 긴장이 더 고조돼 입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국내 상황으로 인해 강경한 대북 태도를 유지하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메시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를 주장할 수도 있다’는 미국 측 분위기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날 접견에는 이석현·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이 참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文 대통령 “美 압박 동의해 줄 필요 있다”
입력 2017-10-11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