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늘(10월10일)이 가장 걱정했던 날”

입력 2017-10-10 21:55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정세균 국회의장. 청와대는 당분간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여야 간에 적어도 안보에 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고 초당적 대처를 할 수 있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구성된다면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참석했다. 회동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해 현 안보 상황을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이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7월 12일에 이어 두 번째이고,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김 대법원장이 새로 임명되셨기에 인사를 나누고 축하하는 자리가 필요하고, 워낙 엄중한 안보 상황을 설명해드리고 인식을 같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안보 상황이 어려운 것은 외부에서 안보 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고, 안보 위기에 대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적 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내부만 제대로 결속되고 단합된다면 우리가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이 가장 걱정을 했던 날”이라고 털어놨다.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이어 “국회도 똑같은 인식을 가지고 의원 평화외교단을 구성해 미국도 다녀온 것으로 안다”며 “미국에 간 의원들을 모셔서 활동 상황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동북아평화협력의원외교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석 민심은 안보에 대한 우려와 민생에 대한 큰 걱정이었다”며 “안보불안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행정부, 입법부 따지지 말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회가 소위 여소야대여서 대통령도 그렇고 정부도 협치를 위해 많은 애를 쓰는데 쉽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개헌 문제가 탄핵 사태와 조기 선거에 묻힌 측면도 있는데, 여전히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확인해보면 3분의 2 또는 4분의 3 정도의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가 (개헌에 대해) 갈등한다고 오해하는 국민이 일부 있는 것 같은데 오해가 불식되도록 정부도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저나 국민은 지금의 상황에 많은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며 “국민과 정부 내외의 힘을 모두 합친다면 이런 어려움도 슬기롭고 평화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오찬 회동은 안보 이슈를 주제로 이뤄졌고, 예정된 시간을 40분 넘겨 110분간 진행됐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