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감에 힘받은 코스피… 39P 내달려

입력 2017-10-10 21:15
한 여성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전광판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통화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추석 연휴 후 첫 거래일인 이날 2433.81까지 오르며 마감했다. 윤성호 기자

긴 연휴를 마친 주식시장이 크게 기지개를 켰다. 코스피지수는 1% 넘게 오르면서 약 두 달 만에 2430선을 탈환했다. 추석 연휴 동안 발표된 글로벌 경기지표가 좋았던 데다 국내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코스피지수는 10일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보다 39.34포인트 오른 2433.8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817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개인이 3105억원, 기관이 561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1.77포인트 오른 654.59로 마감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휴 기간 중 발표된 9월 국내 수출지표가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가 좋게 나왔다”며 “국내외 경기개선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 증시는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중국 제조업 PMI지수 최고치 경신 등 글로벌 경기 호조에 힘입어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반도체 중심의 정보기술(IT)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3262억원을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7% 오른 8만8700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기준 최고가에 올라섰다. 장중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찍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 등 걸림돌에도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지금 경기 기반이 개선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북핵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주춤할 수 있겠지만 큰 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무난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역시 증시에 큰 변수이지만 현재는 금리인상 속도가 언제든지 늦춰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좋아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10.3원 떨어진 1135.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잔존하는 북핵 리스크 등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5.0bp(1bp=0.01% 포인트) 오른 1.938%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과 10년물도 연중 최고가까지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