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 땐 배당주… 우선주에 먼저 주목하라

입력 2017-10-11 05:00

찬바람이 불 때엔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주식시장 격언이 있다. 새 정부 들어 주주친화 정책이 강화돼 배당주 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분다고 배당주에 ‘묻지마 투자’하는 것보다 종목과 투자 시기를 조율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배당주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약 14%를 기록해 10% 수준인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높았다. 배당주 펀드에는 최근 4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배당주의 매력은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에 더해 배당 수익까지 거둔다는 데 있다. 북한 핵 도발 같은 리스크에 시장이 출렁일 때 배당 수익은 손실을 줄여주는 ‘완충효과’를 낸다.

코스피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1.8%다. 정기예금 금리가 1.6% 안팎이라 더 매력이 있다. 기업이 배당을 꾸준히 한다는 건 그만큼 이익을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배당을 많이 주는 상위 20% 종목에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하위 20% 종목에 투자했을 때보다 항상 앞섰다.

배당주에는 꾸준한 배당 수익을 노린 장기 투자가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매수 타이밍을 무시할 수 없다. 배당주 투자 타이밍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다소 의견이 엇갈리지만 상당수는 9월 말∼10월 초를 추천한다. 교보증권은 “코스피 고배당지수를 보면 11월부터 약세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찬바람이 분다고 무작정 11월에 배당주를 샀다간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교보증권 김지혜 연구원은 “사실 배당주가 주목받기 시작하는 가을에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말 전 증시에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0월을 넘겨 타이밍을 놓친 경우 선물옵션 만기일인 12월 둘째 주 목요일 이후부터 연말까지 매수하는 전략도 괜찮다. 막판에 배당을 받으려는 목적의 자금이 들어오는 걸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일반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얹어주는 우선주 투자도 주목받는다. 우선주는 일반 고배당주와 달리 11월까지도 강세를 나타낸다. 김 연구원은 “일반 고배당주보다 우선주가 가을에 투자하기는 더 적합하다”며 “한국금융지주, 삼성물산, 두산, LG, LG화학, 삼성전자, 삼성전기의 우선주가 추천 종목”이라고 말했다.

배당을 받으려면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연말 마지막 개장일의 이틀 전까지 주식을 사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는 12월 28일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26일까지 해당 종목의 주식을 사야 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