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치기’ 보험사기 8년새 512건… 4억4000만원 타내

입력 2017-10-10 18:27
이른바 ‘손목치기’로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 혐의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좁은 골목길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자동차의 사이드미러 등에 손목, 팔, 무릎, 다리 등을 고의로 접촉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이다. 병원에서 염좌나 좌상 등 가벼운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반복해서 고의 신체접촉 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73명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이 저지른 보험사기는 512건, 보험금은 4억4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서행하거나 후진하는 자동차, 주차 중인 자동차에 부딪친다. 사이드미러, 보닛, 범퍼, 뒷바퀴 등을 노린다. 목격자나 CCTV가 없는 골목길, 중앙선이나 차도·보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를 주된 범죄 무대로 삼는다.

이번에 적발된 30대 물리치료사는 6차례에 걸쳐 보험금 2100만원을 가로챘다. 차량과 접촉한 부위는 손목인데 병원에서 경추 염좌, 추간판 탈출증 등의 진단을 받았다. 73명 중에 7명은 과거에도 보험사기로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지 말고 보험사에 접수하는 게 낫다”며 “보험사기로 할증된 자동차보험료는 환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