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0월 11일] 무모함을 품은 긍휼의 은혜

입력 2017-10-11 00:00

찬송 : ‘나 주의 도움 받고자’ 214장(통 34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룻기 3장 1∼18절

말씀 : 요즘 힘겨운 일을 겪고 있다면 서로 나눠 봅시다. 오늘 말씀을 통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다시 일어서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의 행태는 너무나 무모해 보입니다. 어찌 보면 나오미와 룻은 소망 없는 과부들끼리 합작해서 자신들의 삶을 책임져 줄 ‘기업 무를 자’를 얻기 위해 고도의 전략을 세운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동은 믿음의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당시 율법이 제시한 긍휼의 은혜를 붙잡았기 때문입니다. 구약시대에 있었던 긍휼의 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엘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구속하다’ ‘대신 지불하다’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가알’에서 나온 말로 죽은 자의 가까운 친척이 죽은 자를 대신해 기업을 인수하는 일입니다.

과부 신세인 나오미와 룻은 살아가기 힘겨운 현실 앞에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긍휼의 법을 의지하며 나아갔습니다. 그렇기에 나오미의 계획은 편법이 아닙니다. 유일한 긍휼의 법인 고엘제도를 부여잡은 믿음의 행동입니다. 이처럼 믿음의 삶이란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저앉고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며 그 은혜를 사모하며 나아가는 삶입니다.

룻 역시 이 일을 통해 시어머니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리라는 마음으로 순종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당시 여자로서는 차마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을 했습니다. 보아스가 누운 곳을 찾아가 보아스의 발치 이불에 눕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옷자락으로 덮어 달라”는 당시의 청혼 멘트를 합니다.

보아스는 무모하고 당돌한 룻을 꾸짖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숙한 여인”이라고 칭찬합니다. 하지만 보아스는 자기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룻의 청혼에 대한 수락을 잠시 유보합니다. 그리고 룻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보리를 여섯 번이나 되어 주면서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합니다.

보아스의 이러한 배려는 우리를 깊이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연결됩니다. 예수님은 불쌍히 여겨달라고 나오는 자를 멸시하지 않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십니다. 주의 은혜를 받고자 나아오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 안에 상처와 수치심이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긍휼의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무모하게 보이는 룻의 행동까지 긍휼의 은혜로 감싸 안은 보아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주님의 모습입니다. 때론 우리 안에 절망의 이유가 가득할지라도 주님이 베푸시는 긍휼의 은혜를 바라봅시다.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나아갑시다.

기도 : 어려운 중에도 긍휼의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 우리가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게 하시며, 가족 모두가 약할 그때에 낙심하지 않고 주님 베푸시는 긍휼의 은혜를 더욱 사모하게 하옵소서. 우리 가정을 주목하시고 늘 안아주심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강정웅 목사(부산 대연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