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왜 불렀나… 5시간 무슨 일이… ‘어금니 아빠’ 여전한 의문

입력 2017-10-10 05:01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씨로부터 경찰이 압수한 외제 차량이 9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주차돼 있다. 뉴시스

‘어금니 아빠’의 친구 살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학생 딸 이모(14)양이 9일 의식을 회복했다. 이양이 사건의 실체를 털어놓을지 주목된다.

부친과 함께 수면제를 먹고 쓰러진 채 발견됐던 이양은 이날 의식을 회복, 경찰에 1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중학생 딸 친구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그러나 아직 이양의 혐의를 본격 추궁하거나 자백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이양이 의식을 찾았고 오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며 “본인이 피로를 호소하는 등 원활한 조사가 불가능해 추후 다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양이 시신이 든 여행가방을 옮기는데 가담한 장면도 공개했다. CCTV 화면에서 이양은 시신이 든 여행가방을 부친과 함께 차량 트렁크에 싣는 등 태연하고 묵묵하게 범행을 돕고 있다. 이양은 숨진 김모(14)양을 서울 중랑구 자택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양이 시신유기 등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딸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이양이 아버지 범행 사실에 대해 얼마나 아는 상태였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8일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양의 부친 이모(35)씨도 2차 소환했다. 딸과 함께 수면제를 복용했던 이씨는 조사실에 들어서기 전 “들어가서 조사받겠다”고 했지만 막상 조사에서는 혐의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살인 혐의에 대해선 여전히 부인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범행 방법과 동기를 추가 수사해나갈 예정이다. 이씨는 자신이 자살하려고 준비한 약을 김양이 먹고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씨가 서울에 집 2채, 외제차 2대와 국산차 1대를 갖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중랑구 집과 검거 이틀 전 마련한 도봉구 집은 모두 월세였고, 이씨 명의 차량은 미국 포드사 토러스 1대뿐이었다. 이씨는 평소엔 누나 명의로 된 에쿠스를 주로 이용했고, 시신유기 때는 형 친구 명의로 된 BMW를 이용했다.

고급 차량을 튜닝하고 혈통견을 사고팔았다는 의혹도 있다. 모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취미 활동이어서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5일 투신 사망한 부인 최모(32)씨의 자살을 방조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최씨는 의붓시아버지가 지난 2009년부터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었다. 경찰은 “두 사건은 별개”라며 “자살방조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