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 문여는 증시… 실적 vs 북핵 힘겨루기 예고
입력 2017-10-10 05:00 수정 2017-10-10 18:30
국내 주식시장이 32년 만의 최장기간 휴장을 마치고 10일 개장한다.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개선세와 북한 핵 리스크의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의 ‘깜짝 실적’이 이달 코스피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둔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대외 무역환경을 흔들 이슈가 산재해 있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 증시가 지난달 30일부터 휴장하는 사이 미국 뉴욕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부터 지난 6일까지 1.6% 이상 올랐다. 법인세를 35%에서 20%로 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경기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휴가 끝난 7거래일 뒤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은 연휴 전 하락폭보다 더 높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이 높다. 3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두 업체의 반도체 부문 사업의 영업이익이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13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다.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0.8을 기록해 13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수출이 10월에는 조업일수 감소 때문에 부진할 수 있지만 11월에는 2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분기 실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일)에 추가 도발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대화 효과가 없다”며 무력 옵션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연달아 꺼낸 것도 부담이다. IT 대형주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의 리스크로 꼽힌다.
현실로 다가온 한·미 FTA 재협상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자동차, 철강 등 업종은 협상 결과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FTA 재협상이 워낙 장기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선임연구원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세탁기 등도 통상 압력에 추가돼 영향은 있을 것 같다”면서도 “FTA 이슈만으로 수출이 (바로)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