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자살자 수 감소… 남성·노인은 증가

입력 2017-10-10 05:01

서울과 경기도의 자살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남성·노인 자살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9일 서울시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2016년 서울지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3.0명으로 전년(23.2명)보다 0.9% 줄었다. 자살을 통해 사망에 이른 자살 사망자 숫자는 전년 2301명에서 1.7% 감소한 2261명으로 집계됐다. 한 해 자살 사망자 수가 2200명대를 떨어진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인구구조가 다른 지역간 특성을 고려해 연령구조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제거한 연령표준화사망률로 보면 서울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19.8명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으며 유일하게 20명을 밑돌았다. 전국 평균인 21.9명보다 2.1명 적고 가장 많은 충북(27.5명)보다 7.7명이나 적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광진구의 자살 사망자가 15.6명으로 가장 낮았다. 서초구(17.3명), 양천구(19.3명), 송파구(19.4명), 종로구(20.9명) 등도 비교적 낮은 자살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북구는 자살 사망자 30.6명을 기록해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30명을 넘었다.

경기도의 자살자 숫자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경기도의 지난해 사망자수는 2879명으로 2015년 3123명 대비 244명이 감소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도 2011년 30.5명이었으나 2016년 23.0명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남성과 노인 자살률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여성의 자살률이 2015년 14.6명에서 2016년 13.9명으로 줄어들었지만 남성의 자살률은 32.1명에서 32.5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남성 자살률은 여성 자살률보다 2배 이상 높다. 10년 전인 2006년과 비교해 보면 남성 자살률은 24.0명에서 35.4%나 증가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2016년 여성 자살률은 13.9명인 반면 남성 자살률은 32.0명으로 집계됐다.

노인 자살률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60세 미만 연령자에게서는 자살률이 두드러지게 줄었지만 60세 이상에서는 약간 증가했다”면서 “특정 연령, 특정 집단에서는 자살이 증가하고 있어서 자살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도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전국 최저 수준이지만 노인 자살 사망자 수는 55.5명으로 전국 평균 53.3명보다 조금 높았다.

글=김남중 기자, 수원=김연균 기자 njki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