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휴 이후에도 식지 않는 재건축 열기 탓에 강남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규제에 따른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입주물량으로 인해 전세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월 중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 등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예고돼 있어 관망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 주공1단지에 이은 재건축 수주전은 연휴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남은 강남 재건축 수주전은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등 총 7개 단지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는 최대어가 아직 남아 있어 건설사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에도 식지 않는 재건축 열기는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전주 상승률(0.04%)의 두 배나 오름폭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강남4구는 전주에 비해 0.2%나 올랐다. 지난달 7일 잠실 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허용되면서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가 동시에 상승하는 추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아무리 규제를 해도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매 시장과 달리 전월세 시장은 이미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0.55% 상승했다. 2004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의 경우 올해 9월까지 1.81% 오르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 동기간(2.05%)보다 안정세를 나타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31만3000가구다. 상반기(26만1000가구)보다 약 20% 많다.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다. 이에 따라 전셋값은 한동안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이달 내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이다. 로드맵에는 문재인정부의 향후 5년간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외에도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여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임대주택으로 등록할지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변동도 고려해야 할 포인트다. 미국 금리 인상설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연내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은 복합적인 규제와 대내외 변동 요인에 또 한번 부딪쳐야 한다”며 “관망세가 한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조건을 꼼꼼히 따져 내집 마련이나 부동산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재건축 열기가 올리는 집값, 변수는 추가 규제
입력 2017-10-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