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 곳곳에 긴 줄이 늘어섰다. 유모차를 타거나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아이들 손엔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힌 캘리그래피(손글씨) 문구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함이 들렸다.
한글과컴퓨터는 한글날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7 한글문화큰잔치’에 참여해 체험형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전시장에는 한글의 과거와 미래가 한데 모였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1940년대 개발된 공병우 박사의 세벌식 타자기와 286PC에 쓰인 타자기로 직접 문구를 입력했다. 지금과 다른 한글 배열 방식에 시민들은 더듬더듬 글자를 써나갔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통번역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오프라인’은 선착순 1500명에게 무료 배포됐다. USB 형태의 지니톡 오프라인은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해외나 비행기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통역 로봇에는 한컴의 통번역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로봇에 “만나서 반가워요”라고 말하자 음성인식과 동시에 영어로 번역된 문장이 화면에 나왔다.
한컴은 지자체나 기업이 만드는 글씨체를 한데 모아 내려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2000만명이 사용하는 한컴오피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와 개발자 누구나 자유롭게 폰트를 공유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글씨체를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 쉽게 접근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글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타자기… 286PC… AI 접목 통역 로봇… 한글 과거와 미래가 한눈에
입력 2017-10-09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