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악명 높은 우간다 반군 지도자를 잡기 위한 미인계 작전에 자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전 수석검사가 도피 중인 우간다 반군 지도자 조세프 코니를 체포하기 위해 졸리와 합동작전을 세웠었다고 보도했다. 이 작전은 2003∼2012년 ICC에 근무했던 오캄포 전 수석검사의 이메일 일부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오캄포 전 수석검사는 2011년 졸리에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니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면 미군 특수부대가 현장을 덮쳐 코니를 체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협조를 요청했다. 졸리는 오캄포 검사의 요청에 즉각 “(당시 남편인) 브래드 피트도 협조적이다. 우리는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실제로 졸리는 피트 및 미군 특수부대 150여명과 함께 코니의 반군 주둔지와 가까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졸리가 참여하는 미인계 작전은 실제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최근 공개된 이메일에는 이유가 나와 있지 않다.
코니는 우간다 반군단체 ‘신의 저항군(Lord’s Resistance Army·이하 LRA)’을 1988년부터 이끌면서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스스로를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코니는 민간인 10만여명을 학살하고 어린이 수천명을 납치해 게릴라군에 투입하거나 성매매에 넘기는 등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 혐의로 2005년 ICC에 기소됐지만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5000명으로 이뤄진 아프리카연합군과 미군 특수부대가 코니의 행방을 추적해 왔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을 무대로 활동한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로서 전 세계를 누비는 등 인권활동가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졸리는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코니에 대해 “그는 이례적으로 끔찍한 인간”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오캄포 전 수석검사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군부정권 재판에 검사로 참여하면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ICC 창설 당시 초대 수석검사로 만장일치 선출됐다. 이후 다르푸르 인종청소 사태의 책임을 물어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기소하는 등 여러 전범을 기소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앤젤리나 졸리, 미인계 작전에 자원했었다
입력 2017-10-09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