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당의 핵심 보직을 물갈이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30·사진)이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고,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원과 당 부장을 새로 맡는 등 약진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7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이뤄졌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린 뒤 1년5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보선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여동생 김경희(71)가 만 42세에 당 중앙위원이 된 뒤 24년 만에 정치국 위원이 된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승진이다. 정치국 위원에는 이용호 외무상과 태종수 전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등 5명이 임명됐다. 외교·경제 분야 인사의 승진이 눈에 띈다.
한때 군부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관측이 나왔던 최룡해는 이번 인사로 총 8개의 공식 보직을 갖게 됐다. 당·정·군을 아우르는 실세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그가 맡은 당 전문부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직지도부장이나 군사부장으로 발탁됐을 가능성이 있다. 2013년 12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당 중앙위 검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선 후퇴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함께 최휘 함경북도 당 부위원장 등 6명이 과거 당 비서에 해당하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뽑혔다. 총 9명으로 알려진 부위원장 중 6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다. 당 중앙위 위원 및 후보위원에는 핵·미사일 개발 주역인 홍영칠·유진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원장 등이 대거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정세 보고에서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과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 극복을 강조했다.
통일부는 “대규모 인사 개편은 김정은이 현 국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인적 개편과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또 “당 창건 기념일(10일)과 김정일의 당 총비서 추대일(8일)이 있는 10월에 전원회의가 소집된 것은 시기적으로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권지혜 기자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에… 北 노동당 ‘김정은당’으로 대폭 물갈이
입력 2017-10-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