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 도발 움직임 뚜렷… 한·미 “모든 가능성 대비”

입력 2017-10-08 17:06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내 일부 미사일 시설이나 기지 등에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8일 “북한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의 컬럼버스데이(현지시간 9일)이자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오는 18일 제19차 중국 당대회 전후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은 각각 U-2S 고공전략정찰기와 RC-800·RF-16 정찰기, 조기경보통제기 등을 증강 운용하며 북한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 안톤 모로조프 의원은 지난 6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더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험이 계획된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2000㎞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 이용석 부국장보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핵 관련 토론회에서 “김정은은 뚜렷한 목적이 있고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군사행동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25년간 역대 미국 정부와 대통령들이 북한과 대화를 했다”며 “합의가 이뤄졌고 거액의 돈이 북한에 지불됐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깨졌고, 미국 협상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미안하지만, 단 한 가지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한 가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군사행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시사하는 발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군사행동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군 지휘관들과 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면서 기자들에게 “이게 무엇을 보여주는지 아느냐”며 “아마 폭풍 전 고요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 지휘관들에게 “독재 정권이 우리나라와 동맹국에 상상할 수 없는 인명 손실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분이 내게 폭넓은 군사 옵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