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76)가 15일 전후 동해에 도착해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에 돌입한다. 이번 훈련은 한·미 연례 훈련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훈련규모와 내용이 예년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해군 관계자는 9일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항모강습단이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훈련은 이르면 16일 시작돼 20일까지 진행된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경보 및 탐지훈련, 지휘부를 포함한 북한 핵심시설 타격훈련, 북한 잠수함 침투를 가정한 대잠훈련 등이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훈련에는 미 항공모함 2∼3척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로널드레이건호만 참가하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확고한 대응의지를 과시하되 위기상황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어 항모 1척만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에 따라 훈련강도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널드레이건호는 한반도 방어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북상해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어느 곳까지 북상할 것인지는 한·미가 조율 중이다. 다만 훈련 전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할 경우 NLL 인근 공해까지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3일 미 전략폭격기 B-1B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으로 진입했던 것과 같은 강력한 압박 작전이다.
북한은 훈련을 비난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5일 이번 훈련을 ‘북침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기어코 북침전쟁을 도발한다면 제 스스로 멸망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로널드레이건호는 홍콩에 기항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해온 중국이 미 항모의 홍콩 기항을 허락한 것은 2년 만이다. 미국의 대북 무력시위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로널드레이건호는 F-18 호넷 등 80여대의 전투기와 전자전기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항모강습단은 이지스 구축함과 미사일 순양함, 핵미사일 탑재 오하이오급(1만8000t급) 전략핵잠수함(SSBN) 등으로 구성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항공모함 레이건호 참가… NLL인근 공해까지 북상 ‘북한 압박 작전’ 가능성
입력 2017-10-08 17:32 수정 2017-10-08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