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중·고교 학생용 한국어 교과서(표지)가 처음 발간됐다. 내년 3월까지 모두 6종이 나오는데 태국 내 한글 보급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태국에는 최근 7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중고생이 10배로 불어나고 한국어가 대입 과목에 포함되는 등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교육부는 태국 최초의 공식 중등학교용 한국어 교과서 ‘한국어1’이 현지에서 발간된다고 8일 밝혔다. 태국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어 학습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태국 교육부가 지정한 제2외국어는 모두 17개인데 한국어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다음으로 공부하려는 학생이 많다. 한글을 배우려는 학생은 2010년 30여개 학교 3000명에서 올해 150여개 학교 3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중고생 중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학생은 11만5000여명인데 이 중 태국 학생이 25%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공식 한국어 교재가 없어 체계적인 수업이 불가능했다. 주로 한국 대학이 중국이나 일본 유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교재를 태국 교사들이 짜깁기해 가르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인과 대학생을 염두에 두고 만든 교재여서 중고생이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내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어 교과서는 한국과 태국 정부가 공동 제작했다. 태국 교육부 기초교육위원회는 중등학교 한국어교육과정 개발위원회를 구성, 지난해 3월 ‘태국중등학교 표준 한국어교육과정’을 완성했다. 태국한국교육원과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등으로 꾸려진 한국-태국 공동 집필진은 지난 4월 교과서 집필을 완료했다.
양국 정부는 올해 한글날을 기념해 ‘한국어1’을 발간하고 양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나머지 다섯 종을 순차적으로 발간한다. 1∼3권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1급 수준, 4∼6권은 2급 수준의 어휘와 문법으로 구성됐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일선 학교에 태국 정부 인정 교과서 형태로 보급되며 일반 서점에서도 판매된다.
교육부는 태국을 아세안(ASEAN) 지역의 거점으로 삼아 한글 보급 정책을 펴 왔다. 2011년 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한국어 교사 54명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태국한국교육원을 설립했다. 2014년부터는 한국어를 전공한 태국 교원 35명을 뽑아 국내에서 한국어 연수를 진행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태국 첫 중·고교 학생용 ‘한국어 교과서’ 나왔다
입력 2017-10-08 20:07 수정 2017-10-08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