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방망이에 KIA 통합우승 달렸다

입력 2017-09-30 05:00
프로야구 팬들이 목 놓아 기다리던 가을야구가 추석 황금연휴인 5일부터 시작된다. 이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대한 메워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을야구 진출 팀의 키플레이어인 KIA 타이거즈 최형우,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NC 다이노스 박석민, SK 와이번스 최정. 뉴시스
프로야구의 백미인 포스트시즌이 추석 황금연휴인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그라운드를 뜨겁게 물들인다. 올해는 압도적인 기량의 팀이 눈에 띄지 않는 만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노리는 KIA 타이거즈는 강력한 원투펀치가 강점이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는 똑같이 19승씩, 38승을 합작했다. 리그 팀 타율 1위(0.302)의 불방망이도 상대에 공포를 준다.

하지만 허약한 불펜은 최고 아킬레스건이다. KIA의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6.08로 10개 팀 중 4번째로 높다. 결정적인 순간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팬들의 체감 불펜 평균자책점은 훨씬 높다. 9월 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9회말 역대 최다 점수 차(6점 차) 역전패라는 망신을 당했다. 4번타자 최형우가 9월 들어 타율이 2할대에 머무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도 뼈아프다. KIA가 우승하려면 최형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한국시리즈 2연패의 두산 베어스는 경험이 가장 큰 무기다. 2루수 오재원,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라는 국가대표로 구성된 물샐 틈 없는 내야 수비도 일품이다. 다만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 니퍼트는 9월 4경기에 나와 23실점(21자책), 평균자책점 9.78이라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펼쳤다. 유격수 김재호가 어깨 부상을 당해 이탈한 점도 다소 찜찜하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초대된 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만 놓고 보면 챔피언 자격이 농후하다. 선발과 불펜, 공격의 조화가 가장 잘 되고 있다. 선발에서는 돌아온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가세가 결정적인 상승세를 가져왔다. 불펜도 구원왕 손승락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타선에선 손아섭, 이대호, 강민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이 막강하다. 문제는 가을야구 울렁증이다. 큰 무대에 약하다. 2000년대 이후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했던 로이스터 감독 시절인 2008∼2010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무장이다.

NC는 기동력과 강력한 불펜으로 야구를 하는 팀이다. 나성범, 김민우 등 젊은 선수들이 많아 올 시즌 팀 도루 2위에 올라있다. 홀드 2위에 올라있는 원종현과 이민호, 김진성 등이 버티고 있는 불펜 평균자책점도 리그 2위다. 최근 불펜이 혹사로 흔들렸지만 에이스 에릭 해커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NC는 토종 선발이 불안하다. 타선에서도 나성범 의존도가 너무 크다. 타율 0.244, 13홈런, 54타점에 불과한 박석민이 나성범을 도와줘야 한다.

SK 와이번스는 홈런 군단이다. 팀 홈런에서 2위 두산과 60개 가까이 차이나는 압도적 1위다. 2년 연속 홈런왕을 예약한 최정을 필두로 20홈런 이상 선수가 4명이나 된다. 이들을 포함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선수도 무려 9명이다. 반면 허약한 불펜은 계속 SK를 괴롭힐 전망이다. 서진용, 박희수, 채병용 등이 모두 무너진 가운데 박정배만 홀로 버티고 있다.

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29일 프로야구 전적>

△넥센 4-8 NC △두산 5-3 LG

△롯데 7-2 SK △KIA 7-2 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