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x‘당잠사’ 연애세포 깨우는 환상의 투톱

입력 2017-10-09 07:01
월화극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사랑의 온도’(사진 왼쪽)와 지난 27일 첫 방송 이후 단숨에 상승세를 탄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 SBS 제공
쌀쌀한 가을, 연애 세포를 깨우는 로맨스 두 편이 찾아왔다. 드라마 강국 재건을 노리는 SBS가 야심차게 편성한 월화극 ‘사랑의 온도’와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이하 ‘당잠사’). 스타 배우를 앞세운 두 작품은 탄탄한 대본과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얻고 있다.

‘사랑의 온도’는 현실에 발을 붙인 달콤 쌉싸름한 멜로를 그린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여자 이현수(서현진)와 요리사로서 목표가 확실한 남자 온정선(양세종)이 일과 사랑 사이에서 ‘적정 온도’를 찾아가는 내용. ‘또 오해영’(tvN·2016)을 통해 ‘로코 퀸’ 타이틀을 얻은 서현진과 ‘사임당 빛의 일기’(SBS) 등으로 주목받은 신예 양세종이 합류했다.

사랑의 타이밍이 달랐던 현수와 정선은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면서도 자꾸만 어긋난다.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고, 5년 만에 재회한다. 사업가 박정우(김재욱)와 금수저 지홍아(조보아)의 ‘방해’ 속에서 다시금 사랑을 이어가려는 참이다.

40부작 중 10부까지 방영된 상황.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서사에도 이 드라마에 열렬한 지지가 쏟아지는 이유는 배우들의 차진 연기력과 맛깔 나는 대사 호흡 덕분이다. 저돌적이면서도 매너 있는 ‘연하남’ 온정선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처음 만난 날 “사귈래요”라고 묻거나 기차 안에서 대뜸 “키스하고 싶어요”라고 고백하는 식이다.

서현진은 “사랑이 많이 없는 시대가 아닌가. N포 세대라는 말도 나온다. 나 역시 나만큼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어 (사랑을) 포기한 상태였다. 지금 내 사랑의 온도는 낮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올리고 싶다. 여러분도 그렇게 되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석과 배수지가 주연해 화제를 모은 ‘당잠사’는 판타지 요소를 섞은 로맨스물이다.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을 꿈으로 미리 보는 여자 남홍주(배수지)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 정재찬(이종석)이 그리는 사랑이야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피노키오’(2015)의 박혜련 작가와 이종석이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대본의 짜임새가 상당하다. 꿈속에서 벌어진 일이 현실에서 다시 반복되는 복잡한 구성을 띠고 있는데도 개연성을 잃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아직까지 완전히 정체를 내보이지 않은 변호사 이유범(이상엽), 경찰 한우탁(정해인) 등 인물들이 향후 극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도 기대 요소다.

100% 사전 제작된 ‘당잠사’의 성패는 두 주연이 빚어내는 ‘케미’에 달려 있다. 배수지는 “오빠가 워낙 잘 챙겨줘서 호흡이 잘 맞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고마워했고, 이종석은 “수지가 워낙 예뻐서 연기할 때 매 순간 설레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