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사진) 의원이 11월 13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의원의 출마가 ‘보수 대통합파’와 ‘자강파’로 갈라진 바른정당의 분열을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또 자강파의 리더인 유 의원이 바른정당 대표가 될 경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이어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후보들이 대선 6개월 만에 각자의 당을 이끌며 정치 전면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된다.
유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개혁보수의 희망을 지키겠다”면서 “개혁 보수의 승리를 위해 생명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당내 보수 통합파를 겨냥한 듯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용해 표를 받고서는 이제 와서 뒤늦게 출당 쇼를 하는 자유한국당이 과연 국민의 떠나간 마음을 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첫 승부를 걸겠다”며 “3년 후 총선에서 진정한 보수가 국회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 다음 대선에서는 개혁보수의 큰 길 위에서 하나가 된 보수, 새로 태어난 보수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백의종군하겠다”며 조용한 행보를 해왔다. 그러나 이혜훈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가 무산되자 당권 도전에 나섰다. 특히 당내 통합파 3선 의원들이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결성하자 보수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고 자강 노선을 지키기 위해 전당대회 출마 발표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가 바른정당의 향후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자강파의 한 의원은 “통합파는 11월 13일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는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파 의원은 “어차피 전당대회는 자강론자들만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역시 자강파인 하태경 최고위원과 유 의원 두 명뿐이다.
이날 오전 열렸던 바른정당 의원총회는 분열상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바른정당 의원 20명 중 12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이 자강파 의원으로 구성된 ‘반쪽 의총’이었다. 자강파 의원들은 통추위 논의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바른정당이 내분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11·13 전당대회를 전후해 통합파 의원들이 한국당에 입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은 10∼12명으로 추산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유승민 “개혁보수 희망 지키겠다”… 당 대표 출마 선언
입력 2017-09-29 18:20